성인동화 잿빛 망토를 입은 도시의 권태
잿빛 망토를 입은 도시의 권태 세상 한구석에 '잿빛 망토'를 두른 도시가 있었습니다. 그 도시의 이름은 아이테르나(Aeterna), 영원을 뜻하는 이름이었습니다. 도시의 모든 것은 영원할 것처럼 안전하고, 예측 가능하며, 지독하게 평온했습니다. 날씨는 늘 똑같이 미지근한 박무(薄霧) 상태를 유지했고,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회색, 쥐색, 먹색의 옷만을 입었습니다. 음식은 배고픔을 없애줄 뿐 맛은 없었고, 노래는 소음이 아닐 뿐 감동은 없었습니다. 슬픔도, 분노도, 심지어 커다란 기쁨도 없는 곳. 그저 모든 것이 '있는' 상태로 존재하는 곳. 도시 전체가 거대한 '권태'라는 잿빛 망토를 뒤집어쓴 채 느리고 무겁게 숨 쉬고 있었습니다. 어느 날, 이 완벽한 회색 도시의 한복판, 잘 닦인 보도블록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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